갑상선암 진단받던 날, 그리고 내가 느꼈던 증상
갑상선암을 흔히들 착한 암이라고들 한다. 다른 암들에 비해 장기 생존율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갑상선암이라고 모두 장기생존율이 높은 건 아니다. 갑상선암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 있으며, 그중 일부는 평균 생존 기간이 1년도 채 안되며, 다른 기관에 전이가 될 경우, 5년 생존율이 70%대로 낮아진다.
내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건 2018년 6월쯤이었다. 그게 벌써 2년 전이라니, 세삼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정말 황당하고, 생뚱맞은 일이었다. 내가 갑상선암이라니. 암진단을 받았던 그 일주일 전만 해도, 나는 내가 갑상선에 이상이 있을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의심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일은 내가 검진을 위해 유방외과를 찾으면서 일어났다. 나는 겨드랑이에 부유방이 있어, 생리 주기만 돌아오면, 겨드랑이 쪽에 늘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그때도 그랬다. 겨드랑이 쪽이 붓고 팔이 스치면 아팠다.
한 달에 한번씩은 늘 겪는 일이었지만, 그때는 그 증상이 유독 심한 것이다. 그래서 유방외과를 찾은 게 나에게는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생리가 시작된 이후, 반평생을 괴롭혀온 그 부유방 덕에 나는 운이 좋게도 암을 조기에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내가 황당하고 생뚱맞다고 느낀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결과적으로야 행운이었지만, 그렇게 하는 게 정상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유방 검사를 마친 의사가 내게 가타부타 말도 없이 갑상선 초음파를 해버리는 게 아닌가.
속으로 유방 검사를 하러 왔는데 목은 왜 검사 하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의사가 갑자기 심각한 목소리로 그러는게 아닌가? 갑상선에 혹이 있는데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네요.
그 자리에 누운채 나는 바로 세침검사로 조직을 떼어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나는 졸지에 암환자가 되어 버렸다.
암 진단을 받기 전 내가 느낀 증상은 피로였다. 나는 자영업자로, 업무 시간이 하루 13시간 가까이 되었다. 그래서 늘 피로를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암 진단을 받은 그때쯤에는 피로가 평소에 느끼던 그 수준이 아니었다. 비유를 하자면, 땅이 나를 아래서 끝없이 끌어당기는 그런 기분이었다. 잠을 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피로에 좋다는 비타민제를 챙겨 먹어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게 갑상선이 내게 보낸 신호였다는 건 추호도 몰랐으니. 평소와 다른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면, 당신도 혹시 모를 일이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진을 해보기를 권한다.
나는 아주 초기에 발견한 덕에, 크기도 별로 크지 않았고, 갑상선암 중에서는 그래도 예후가 좋다는 유두암이서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바로 수술을 한 이유는 암의 위치가 좋지 않아서였다. 의사는 암이 바로 성대에 붙어 있어, 크기가 커지면 목소리가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니 어떻게 수술을 안 하겠는가.
갑상선암의 증상들 |
나 같은 경우엔 피로한 것 말고는 특이한 증상이 없었지만, 조금더 진행된 암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 갑상선연골 약간 아래쪽과 양쪽 부위에서 단단하지만 아프지 않은 혹이 만져진다
- 연하곤란 :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해지는 것
- 쉰 목소리, 성대 마비
- 호흡곤란 또는 천명 (쌕쌕거리는 숨소리)
이상으로 갑상선암의 증상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말이 나온 김에 갑상선암의 종류에 대해서도 다뤄 보고 싶지만,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그 내용은 다음 기회에 포스팅하기로 하겠다.
아무쪼록, 모두,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하며.
2020/06/10 - [건강 100세] - 갑상선암의 종류와 종류별 생존율
2020/12/14 - [건강 100세] - 갑상선기능저하증 - 원인,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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