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가족이 말기암으로 고통을 받으며,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끔찍한 일이다. 나는 그 경험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했다.
그리고, 비록 남들은 암으로도 안 쳐주는 암이긴 하지만, 나 역시 아직 건강보험공단에 중증암환자로 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내게 죽음이라는 단어는 그리 먼 곳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제까지 멀쩡했던 사람도 건강검진을 받고 뜬금없이 암환자가 되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그저 피곤한 것뿐이라고 여겼더니, 내 몸속에 암세포가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나는 조기에 발견해서 잘 제거했고, 당장 그것때문에 죽음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그런 생각이 있다.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밤 마실 나가 만난 강도처럼 그렇게 불현듯 찾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
그것이 내가 아직 50대 초반이라는 이르다면 이른 나이에, 웰다잉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웰다잉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포스팅을 하나 올린 게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보셔도 좋을 것이다.
2020/11/06 - [은퇴&노후준비] - 웰다잉이란?
위 포스팅에서 웰다잉은, 인생을 잘 마무리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웰다잉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둘 만한 것들에 대해 말하면서, 첫번 째로 이야기 한 것이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작성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라는 것이 무엇이며 왜 작성해 두면 좋은 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사망자 28만명 중 75%인 21만명이 병원에서 사망했고, 그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의학적으로 소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도, 생명연장을 위한 다양한 시술과 처치를 받으며 남은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고 했다.
이들 중 의식이 없는 환자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고, 그들 중 일부는 단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행해지는 무의미한 시술과 처치를 받는 대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하기를 바랬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스스로 자신의 연명의료에 대한 의향을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을 말한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를 미리 작성해 두는 일은,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결정할 결정권을 얻게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를 작성해 두지 않았을 경우,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연명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할 책임이 가족에게 넘겨져, 가족들이 심리적, 사회적 부담을 갖게 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어떤 처치와 시술로도 소생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렀을 때, 그런 무의미한 처지와 시술을 거부하고, 존엄한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와, 의식이 없는 환자 본인을 대신해 연명의료 시행 여부를 고민해야 할 가족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는 작성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는 나혼자 집에서 일기쓰듯, 노트에 적어놓는다고 효력이 있는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직접방문하여 작성한 후,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해야 비로서 법적 효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
글이 길어지므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과 등록기관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서 정리를 하기로 하겠다.
2020/12/01 - [은퇴&노후준비]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 및 등록기관 찾기
2021/01/11 - [은퇴&노후준비] - 유언장 작성 방법 - 법적 효력 있는 5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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